제목만 본다면 내가 사는 책의 유형이 전혀 아닌데 왜 샀을까 생각을 해보다 책 소개를 찾아봤다."비유나 은유, 상징이 물러난 자리에, 현실에 리듬을 부여하는 명랑이나 현실에 조금 젖어들게 하는 우수의 생생한 발화들이 들어찬다." 등등아마 비유 은유 상징 , 현실 리듬 명랑 우수 라는 그럴듯한 말에 혹한 것 같다.결과적으로는 아주 잘 읽었다.시인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마주하는 일상들의 기록이며 잔잔하면서 사람 냄새가 난다. 채워도 채워도 지나간 날들은 따라잡을 수 없고 날아가 버린 사람을 붙잡을 수 없고 떠나간 동물을 다시 볼 수 없는 살아가면서 잊은 것이 떠오르지만 결국 잊혔다는 결과뿐인 공허와 하얀 백지. 점점 하얘져 간다 그리고 사랑은 부족해져 가고 미안하고 그리워진다. 그렇게 못다 한 사랑은 많아져가고...
황인숙의 시에서는 비유나 은유, 상징이 물러난 자리에, 현실에 리듬을 부여하는 명랑이나 현실에 조금 젖어들게 하는 우수의 생생한 발화들이 들어찬다. 그 삶의 리듬이 우리를 찾아와, 우리를 거리로, 그의 현실로, 그의 과거와 현재로, 그가 비워낸 저 공간으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지상에서 지하로, 골목에서 다시 골목으로, 계단, 층계, 물에 젖은 저 포도 위로 흐른다. 그의 시는 가슴도 정신도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여기, 삶이 뿜어내는, 삶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우수와 명랑의 타자들이다.
그림자에 깃들어
우울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마음의 황지
반짝반짝 작은 별
갱년기
루실
겨울밤
길고양이 밥 주기
따끈따끈 지끈지끈
떨어진 그 자리에
장마에 들다
세월의 바다
슬픈 家長
칠월의 또 하루
영원히는 지키지 못할 그 약속
묽어지는 나
걸음의 패턴
아현동 가구거리에서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커다란 여름 아래서
황색 시간
또, 가을
눅눅한 날의 일기
삶의 궤도 1
삶의 궤도 2
삶의 궤도 3
소녀시대
걱정 많은 날
몽롱한 홍수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일출
송년회
철 지난 바닷가
숙자 이야기 1
숙자 이야기 2
중력의 햇살
고양이가 있는 풍경 사진
문
파동
꿈속에 그려라
꽃에 대한 예의
열쇠는 일요일
바다의 초대
봄밤
이름 모를 소녀
마스터
해바라기 시간
개미핥기
탱고
어떤 여행
비 온 날 숲 밖에서
세월의 바람개비
근황
11월
운명의 힘
술래
그 자리
새로운 이웃
오, 고드름!
해피 뉴 이어!
삶
반죽의 탄생
미열(微熱)
우리 아닌 우리
토요일 밤의 희망곡
일몰(日沒)
애가(哀歌)
당신의 지하실
고통
불시착
바다의 선물
서녘
생활의 발견
슬픈 권력
그 젊었던 날의 여름밤
미로
영원
론리 조지
골목의 두 그림자
겨울밤
이렇게 가는 세월
선방(善防) 1
세입자들
입춘
약속
아침의 산책
친척
월식(月蝕)
포커 칸타타
해설 | 명랑과 우수, 그리고 삶, 오로지 삶_(조재룡)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