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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엄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산속에서 불이나 모두 큰일 났다고 새들과 동물들이 울부짖으며 먼곳으로 달아났다.엄마 까투리는 푸드득 날아올랐지만 갓태어난 꿩 아홉마리가 울고 있을 것을 생각해 다시 숲속으로 돌아오고, 불길이 덮치가 또다시 푸드득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한다.아무래도 새끼들을 두고 혼자서 달아나지 못했으리라. 엄마 까투리는 새끼들을 모아놓고 한군데 자리에 앉아 새끼들을 날개 밑으로 보듬어 안는다.사나운 불길이 휩싸아도 엄마 까투리는 꼼짝하지 않는다. 얼마나 뜨거웠을까.온산이 타버렸지만 새끼 꿩 병아리들은 타죽은 엄마 품속에서 솜털 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있었다. 꿩병아리들은 뿔뿔이 흩어져 모이를 주워 먹다가도 밤이면 앙상한 엄마 까투리 곁으로 모여들어 엄마 냄새를 맡으며 잠이 들었다.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글로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마지막 그림책. 이 책은 오직 제 한 몸밖에 가진 것 없는 미약한 존재인 한 어미가 불가항력적인 고난 속에서도 무사히 아홉 마리 새끼를 지켜내는 상황을 통해 극한의 모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 단편동화「무명저고리와 엄마」등 많은 작품에서 어머니 를 화두로 글을 써온 권정생은 이 책에서도 ‘모성’에 대해 이야기하였다.큰 산불 속에서 허둥지둥 몸을 피하는 들짐승과 날짐승들. 갓 태어난 꿩 병아리 아홉 마리를 돌보던 까투리는 혼자 서는 몸을 피하지 못하고 새끼들에게 다시 날아온다. 그리고 결국 새끼들을 품에 끌어안고 재가 되고, 새끼들은 모두 살아남게 된다. 새끼들은 커다랗게 자라서도 엄마 냄새가 남아 있는 그곳을 잊지 못한다. 그렇게 엄마 까투리는 온몸이 바스라져 주저앉을 때까지 새끼들을 지켜주고 있었다 엄마 까투리 는 자못 슬프고 무거운데다 비장미가 강한 동화이다. 하지만 생명력 있는 필선과 화려한 색감의 변화가 엿보이는 그림을 통해 역동감이 넘친다. 서예의 간결한 필선에서 우러나온 사생을 더해 자칫 무겁게 들릴 수 있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사랑스러운 생명력과 자연스런 흐름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