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상을 이야기하더라도 말하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생각 또는 어떤 분야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그 표현하고자하는 대상이 천양지차로 다르게 묘사되는 것 같다. 그러한 이유로, 여행기는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부추기는 글이 있고평범한 일상의 경험도 유쾌하고 재밌는 글솜씨로 매력적인 여행지로 바꾸어버리는 빌 브라이슨의 여행기 같은 글도 있고다큐멘터리처럼 잔잔하지만 한번 몰입하게되면 그 여행지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그런글도 있다. 내가 그동안 읽었던 여행기는 여행지에서의 설레고 흥분되는 감정을 그대로 담아와 독자인 나에게까지 그 설렘을 확산시키거나, 화려한 글솜씨로 여행지에 대한 매력보다 자신의 이야기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그런 종류의 여행기밖에 읽어보지 못해서 처음에는 조금 딱딱하기도 한 이 책이 조금 낯설었는데 아무래도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일반인이 흔히 여행하기 어려운 남반구의 원주민 마을에 대한 체험기이다보니 글쓴이가 나의 감상에 많이 관여하는 것보다 이렇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서술했던 점이이 책에 몰입하는데좀 더 수월하게 만들어 주었던 것 같고, 아무래도 신경정신학자라는 글쓴이의 직업적 성격 때문인지 일반인이 관찰하는 것보다 좀 더 세밀한... 마치 현미경을 대고 관찰하는 것 마냥 뛰어난 관찰력으로 미코로네시아의 섬들을 표현했기에 아마도 내가 직접가서 본 것 보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섬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올리버 색스가 비추는 미크로네시아 제도의 몇몇 섬에 대한 카메라는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고 건조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읽다보면 따뜻한 느낌도 준다. 나도 만약 이 곳에 가게된다면 이런 눈으로 그 섬을 대할 수 있을까? 나의 색맹의 섬(혹은 사철섬)은 어디가 될지 참 궁금하다. 나도 만약 여행기를 쓰게된다면 내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강조한, 미화된 추억 회상하는 것보다,유쾌하고 재미있는 글이지만 때론 날카롭게 찌를 줄 아는 글보다, 이런 담담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내가 사랑하는 여행지를그려내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그 곳이라면 나의 애정어린 필터가 없어도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매력이 있을거라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도 그 자체로 그 곳을 바라봐 주길 바라기 때문에-
‘색맹’에 대한 호기심과 휴머니티가 빼곡한
최고의 과학 논픽션
인간 경험의 가장 기이하고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책 _뉴욕 타임스
놀라운 발견으로 가득한 항해기이자 아름답게 쓰인 보고서. _퍼블리셔스 위클리
의학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경이로운 열대섬으로 떠나다
태어날 때부터 완전히 색맹인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이 있을까? 색이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저명한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태평양 한가운데 미크로네시아 제도의 조그만 섬 핀지랩으로 향한다. 지구상의 유일한 ‘색맹의 섬’에서 그는 무엇을 발견했을까?
올리버 색스가 가장 아꼈던 저작
올리버 색스는 자서전(한국어판 12월 출간 예정)에서 색맹의 섬 은 여러 면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렇다 고 고백했다. 그만큼 이 책에는 색스 박사의 관심사가 전반적으로 잘 녹아들어 있다. ‘색맹’에 대한 의학적 탐구와 함께, 아름다운 열대섬의 풍광과 동식물에 대한 열정이 행간에 깊게 배어 있다. 신경학자이자 자연주의자, 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올리버 색스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책.
1부 색맹의 섬
섬 돌이
섬에 매혹되다 / 색깔 없는 세상에서 산다는 것 / 장님의 골짜기, 귀머거리의 섬 / 색맹의 섬을 향하여 / 크누트, 색맹의 동행자 / 독가스 가득한 해골섬 / 마주로에서의 짧은 휴식 / 콰잘레인에서 감금당하다 / 자연주의자의 낙원, 폰페이
핀지랩
아이들의 섬 / 산호섬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 마스쿤의 유래 / 핀지랩에서의 첫날밤 / ‘한쪽 눈’을 선물한 크누트 / 돌아온 고향에서 외톨이 되다 / 색맹 여인이 짠 아름다운 무늬 / 색맹검사 소동 / 스팸에 중독된 사람들 / 토란밭에서 만난 노인 / 이틀 만에 만들어진 신화 / 마지막 날의 밤낚시
폰페이
폰페이를 발견한 남자 / 난마돌 유적을 찾아서 / 만드, 섬 안의 섬 / 색맹 아이들의 공부법 / 삼남매가 걸어간 서로 다른 길 / 소년의 작별인사 / 토박이 의사들에게 강연하다 / 폰페이, 어느 식민지의 역사 / 식물학자가 된 선교사 / 토종 식물 탐험 / 사카우에 취하다 / 폰페이에서의 마지막 밤 / 사이버 공간으로 간 색맹의 섬
2부 소철 섬
괌
괌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 소철 섬에 도착하다 / 고갱을 닮은 신경학자 /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병 / 천천히 타는 도화선 / 파킨슨병 걸린 리어왕 / 악마의 코코넛 / 후안의 떨리는 손 / 알마와 함께한 바다 속 탐험 / 괌, 그 슬픈 기억들 / 서양 의사는 믿을 수 없어! / 환자를 품는 차모로 가족들 / 로케 이야기 / 점령당한 낙원 수메이 / 기계장치의 삶 앞에서 / 세상이 층계로 이루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세 질병의 공통점 / 무너진 소철 가설 / 일본 식당에서의 생선독 강의 / 괌에는 새가 없다 / 괌의 국가대표 고사리 / 헤수스의 공놀이 / 그리고 증상은 아주 뒤늦게 찾아온다 / 가이두섹의 쾌거 / 스펜서, 새로운 독소를 발견하다 / 또 다른 가능성-유전자 가설 / 40년 동안의 숨바꼭질 / 기억하지 못할 테니 만나면 또 반가울 겁니다 / 우마탁의 묘비 사이를 거닐며
로타
고대 식물과의 첫 만남 / 쥐라기 수풀 속으로 / 뭍으로 올라온 최초의 식물 / 야자열매를 따먹는 게 / 방울열매가 뜨거운 이유 / 소철의 신기한 번식 방법 / 5억 년을 살아남은 생명력 / 단단한 소철 씨의 비밀 / 더 다양하게, 더 복잡하게 / 원시림은 숭고하다 / 아득한 시간을 거슬러 지구의 벗이 되다 / 소철 씨, 바다를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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